인천서 희생자 추모 행사 거행…편지 낭독 중 곳곳서 흐느낌
故 방현수씨 모친 “엊그제 아들이 꿈에 나와…더 보고파” 울음
현장 참석 행안부 장관 “다신 비극 없도록 재난 관리 체계 확립”
▲ 16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10주기 추모식'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여러분이 교복을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떠났던 그 여행,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여러분이 꿈꾸던 미래는 지금 저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됐습니다.”

16일 오후 인천시교육청 정보센터에서 열린 '그날을 기억하고 희망을 열어가는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문화제'에 인천 학생 대표로 참석한 인천해양과학고 3학년생 김명연군은 자신이 직접 쓴 추모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김군이 추모하는 대상은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하늘의 별이 된 안산 단원고 선배들이다.

이어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숫자로 기억돼선 안 될 일로 304명의 소중한 생명과 그 가족들의 슬픔이 담긴 이야기”라며 “우리가 모두 함께 손을 맞잡고 앞장서서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군과 강화여고 1학년생 최예나양이 추모 편지를 낭독하는 동안 곳곳에서는 흐느낌과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김영주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부위원장,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군 곁에는 세월호를 형상화한 노란 종이배가 띄워져 있었고, 종이배에는 참석자들이 직접 적은 추모 편지가 가득 담겨 있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인천 곳곳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전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 광장에서도 '일반인 희생자 10주기 추모식'이 엄수됐다.

검은색 옷을 입고 노란 리본을 단 유가족들은 희생자 위패에 헌화를 마치고 안부를 물은 뒤 서로를 끌어안기도 했다.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하다 숨진 아르바이트생 방현수(20)씨 어머니 김기숙(60)씨는 다른 유가족에게 “엊그저께 현수가 오랜만에 꿈에 나와 보트를 타고 엄마를 불렀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더 보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형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 중심의 재난 관리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은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 생명과 안전을 국정에 최우선으로 두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과학과 현장 중심의 재난 관리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회진·안지섭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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