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좋았던 기사
'투표소 불법카메라 사진' 생생 전달
지역구 맞수·현장·선관위 정보 제공

선거 이후 바라는 기사
당선인 인터뷰·패자들 이야기
분석기사·대담…유권자 생각 주문

'헬스장 폐업' 등 민생·경제 기사를
매립공·해양박물관 등 기관 살펴야
▲ 이준한 인천대학교 교수가 인천일보 지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인천일보가 한 달간 보도한 기사에 대해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시민편집위원회가 지난 15일 오후 4시30분 인천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달 4·10총선이 있었던 만큼 총선 관련 보도들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다양한 선거 기획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유권자의 목소리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또한 총선 '다음'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그간 총선이 흡수한 '이슈'를 리딩하는 역할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 의견. 성명 가나다순.

▲강원구 인천문화재단 이사

선거 앞두고 인천을 깜짝 놀라게 한 이슈가 김포 서울 편입 이슈다. 유정복 시장이 서부권 연합 구상 발표한 바 있는데 김포 편입 얘기 나오면서 세게 부딪힌 적도 있다. 유권자의 투표를 유도하기 위해 꺼낸 이슈인데, 선거가 끝났으니 이 이슈를 앞으로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를 살펴야 한다. 인천과 대한민국 발전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어떤 방향으로 행정구역이 정리·정돈될 지 관심 갖고 다뤘으면 한다.

▲김광석 서경대학교 특임교수

국립해양박물관이 개관을 앞뒀는데 유물들이 별로 안 모여있다. 지역 대표성 있는 언론인 만큼 기증품이 얼마나 기증되고 있는지 등을 알려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 또 박물관 개관으로 일시적으로 차량 통행 등이 몰렸을 때 교통대책에 대해서도 미리 짚어주었으면 한다.

지난달 '난항 겪는 인천항 스마트오토밸리…사업자 임대료 못 내'란 보도도 다뤘는데 스마트오토밸리가 2026년 하반기 완공(1단계)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든다. 인천항만공사(IPA)가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원점 재검토를 하거나, 사업자 재공모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사실인지 짚어봐야 한다. 또 교량 건설 등 교통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살펴야 한다.

▲김성숙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이사

경제 기사가 좀 더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달 12일자에 '헬스장 돌연 폐업…회원들 환불 못 받을까 전전긍긍'이란 기사가 나왔는데 굉장히 중요한 기사다. 서민, 이용자들에게 끼치는 피해도 막심하고 구조적 문제도 있다. 이런 피해사례는 좀 더 숨어있을 수도 있다. 이런 기사가 단순한 뉴스처럼 다뤄질 게 아니라 심층 취재 등이 필요하다.

12일자로 보도된 '시민의 준엄한 명령 인천을 위한 정치' 좋았다. 다만 유권자들 반응에 대한 부분이 지면에서 별로 눈에 안 띄었던 것 같다. 유권자들에 대한 스토리가 들어갔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성아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국장

전반적인 기획, 그리고 정보제공 측면에서는 시민들에게 많이 힘이 됐던 것 같다. 특히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와 공동기획한 '유권자에게 유익한 선거해설'이 신선하고 유익했다.

다만 지난 10일자 오피니언 면에서 다룬 '총선, 여야 승리 떠나 윤 대통령에 내리는 심판' 시론은 선거 당일 배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 민선8기 2주년 평가 기간이다. 이달쯤부터 평가 이야기가 나올 텐데, 공약했던 것 중 몇 가지는 아예 이뤄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 질책할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해주시고 잘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칭찬 아끼지 않는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이어질 대선, 지방선거 준비를 멀리 보고 해나갔으면 한다.

▲박소영 법무법인 케이앤피 대표변호사

이달 15일자 '생중계보다 리모델링? 따가운 눈총' 기사는 옹진군의회가 최근 군의원들의 사무실을 확장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인천지역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의사 진행 생중계를 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생중계 장비도입을 미루고 있음을 지적했다. 수년간 생중계 장비도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을 지속해서 보도해주길 바란다.

▲이선택 전 선진화시민행동 기획국장

이달 8일자 '옛 인천우체국, 박물관 변신 가닥' 기사에서 활용 방안 등을 발굴해서 쓴 걸 보고 “참 잘 썼다”고 생각했다. 인천에 방치된 곳, 건물들이 많은데 이런 곳들을 인천일보에서 찾아서 집중 취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있다.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 소장

대부분의 언론이 화제의 선거구 위주로 중요하게 다룬 반면, 인천일보는 맞수, 현장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많은 정보를 줬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선거는 다양성, 확장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인천일보가 그런 부분에서 잘 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부터가 인천일보의 진면모를 보여줄 때다. 4·10 총선이 모든 이슈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이슈를 다 메마르게 하지 않았나. 이제부터는 인천일보가 이슈를 끌어가는 중심이 됐으면 한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달 1일자 7면에 실린 사진은 불법 카메라를 사전투표소 정수기 뒤에 설치해 놓은 사진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걸로 부정선거를 우려해 사전투표소에 이틀 동안 왔다 갔다 한 사람(사전투표 인원)의 숫자를 센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 사진은 사실 기사로도 생생하게 전달하지 못할 것을 굉장히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인천일보에서만 이 사진을 봤다.

이번 총선 개표는 12시간가량 이뤄졌다. 르포로 개표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처음부터 쭉 다루어봤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12일자 1면은 1면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에 맞는 편집도 이뤄졌고, 이 하나로 이번 선거가 요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선거 끝났으니 승자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아니라 패자들도 좀 불러놓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 또 유권자들이 이 선거를 어떻게 보는지 등도 다뤄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정지홍 인천주니어클럽 수석부회장

이달 4일자에 '수도권매립지공사, 인천 품에 안길 때'란 기획기사가 나왔는데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대체매립지 후보지 3차 공모가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기사가 시의적절했고, 또 인천지역에 가장 큰 현안을 해결할 실마리를 인천일보가 제시했다고 본다. SL공사 노조, 주민지원협의체의 입장에 대해서도 잘 실어주셨다. 다만 이제는 인천시민의 권리, 의지, 공사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인천지역의 대표 언론사로서 객관적 검토·분석·판단을 전제로 강하게 역설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

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건 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 기획 기사다. 준비를 차분하게 해주시면 좋겠다. 이번 총선이 인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분석기사나 관련 전문가 대담 이뤄지면 좋겠다.

인천 투표율이 올랐다는 것을 긍정적 측면에서 봤으면 좋겠다.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선거문제에 좀 더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투표율 상승이 어디에 기인하고 있는지 분석이 필요하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인천은 대선 후보의 선거도 있었고 소수정당도 있어 다양했는데, 이런 차별점들이 투표율에 도움이 된 건지에 대한 분석도 이뤄지면 좋겠다.

선거 끝나고 남는 게 홍보 현수막이다. 다음 선거는 현수막이 없는 선거를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것들을 이슈로 한 번 더 잡아주면 좋을 것 같다.

▲조부현 ㈔인천광역시자원봉사센터 센터장

시의적절하게 4월11일자 지방시대 시론으로 실어주셨다. 지방시대에서 인천이 국회의원들과 어떻게 정책을 잘 이끌어나갈지에 대해 그런 부분에 대한 대담이라던가, 정책비교라던가 인천지역 현장에 맞는 정책 공약들을 세부적으로 어떻게 짜고 있는지에 대한 것들을 지면에 싣는 등 유권자에게 알려드릴 기회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인천이 타지역보다는 재난재해가 자주 나지는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안부에서 평가하는 생활안전지수에서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인천시에서 대응팀을 꾸려서 2022년 5등급에서 2023년에는 4등급으로 개선됐다. 일상에서의 위험들이 도처에 있는데 그런 것들을 시민에게 알려주고, 시민과 함께 일상에서의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칼럼, 코너 마련해도 좋을 것 같다.

▲홍재형 남동구체육회부회장, ㈜피&엘 인베스트먼트 대표

이달 11일자 '“정쟁 멈추고 민생 살펴야”·“환경 물가 정책기대” 인천시민, 당선인에게 바란다'는 인천시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다뤄 많은 공감을 주는 내용이었다.

당선자는 물가가 치솟아 경제는 어려운 현실을 깊이 인식하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서민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해주길 국민은 바란다. 당선자들이 과연 국민에게 진 빚을 성실하게 갚는지 인천일보는 수시로 당선자와 인터뷰해 국민에게 공개하는 기사를 실어주길 바란다.

▲ 15일 인천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의'에 참석한 인천일보 편집국 관계자들과 시민편집위원들이 한 달간의 인천일보 지면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br>
▲ 15일 인천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의'에 참석한 인천일보 편집국 관계자들과 시민편집위원들이 한 달간의 인천일보 지면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리·사진=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